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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warded from 크립토3교대크루 (bethek1ng)
<번들링에 대하여>


들어가기 전


최근 번들이라는 단어는

'개인'이 동일한 시간에 여러 지갑으로 물량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음

정도의 의미로 트렌치에서 해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소위 말하는 잘 치는 데브들의 전유물이었던 '번들링'이

트레이딩봇, 그리고 터미널들의 발전으로 인해

개인들도 쉽게 다룰 수 있게 됐는데요

트위터만 보더라도 유명한 인플루언서나 kol들이

번들 수익을 자랑하며 번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니

디젠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도 번들을 쓰면 더 돈을 잘 벌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환상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번들의 현실과 위험성에 대해 글을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번들의 의미


저는 번들을 밈코인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물은 레버리지를 통해 자신의 시드 대비 포지션의 크기를 키울 수 있고

번들 역시 개인의 단일 지갑으로 도의적으로 먹을 수 있는 퍼센트를 넘겨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흔히 콜러들이 자랑하는 번들링의 수익이 대게 그렇습니다.

최소한의 비용이 들어갈 수 있는 저시총에서

최대한 물량을 쓸어담아서 매도하는거죠.

단순히 계산식을 세워보자면

수익 x N(번들 지갑의 개수) 라는 식이 성립되겠네요.


번들의 현실


하지만 트렌치에서 실제로 저 수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dex보다 훨씬 큰 유동성을 보유한 cex에서도 큰 규모의 포지션을 구축했을 때 포지션을 종료하려면

쌓여있는 호가를 밀면서 포지션을 천천히 클로징하거나,

한번에 클로징을 했을 때 호가를 비워버리며 순간의 갭을 만드는데

호가 시스템이 없고 유동성으로 굴러가는 dex에서는

해당 밈코인의 마켓캡 대비 많은 물량을 가지고 있다면

거래량이 붙어서 내가 파는걸 누가 사주지 않는 이상 매도하기가 정말로 어렵습니다.

유령님의 봇을 보면 70%락, 70%번 등등

존재하는 코인의 물량 대다수를 통제한 코인들이 존재하는데

해당 밈코인들의 작업이 끝난 뒤, 70% 물량이 덩그러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총이 20k, 30k 이런 식으로 유지되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 추가 설명이 되지 않나 싶네요.


dex의 현실


제가 채널에도 글을 올렸고, 디젠 챗에서도 이야기를 했듯이

30m 짜리 밈코인을 퍼센트 단위로도 보유해봤고

10m 짜리 밈코인을 2-3%씩도 보유해봤는데

트레이딩봇이나 월렛에 찍히는 평가금액은 신기루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해당 코인들을 매도하기 시작하면

탑홀더 지갑을 트래킹하는 사람들이 따라서 매도하기 시작하고

신규 매수자들은 탑홀더의 셀에 매수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30m 1%만 하더라도 약 300k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dex 유동성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한번에 다 팔면 -50%는 너무 쉬운 일이고

나눠서 팔더라도 매수 거래량이 붙지 않는 상황에 판다면

-30%는 거뜬히 맞게 되죠


번들 정리


물론 번들이 나쁘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개인이 수익을 내는 방법이니 뭐라고 평가내리기도 어렵죠.

하지만 번들링에 대한 환상이 이번 글을 통해 깨졌으면 좋겠네요.

저점에 번들친 콜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콜 치면서 붙는 매수세에 파는거 아니면

일반 트레이더들은 번들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기도 힘듭니다.

너무나 좋은 소재라면 부지갑을 통해서 물량을 추가로 챙길 수는 있겠죠

하지만 단일 코인 번들을 통해 인생을 바꾸겠다는 생각은 조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번들의 수익은 수익 x 번들의 개수가 아닙니다.

번들로 인한 수익과 손실은 유동성으로 인해

수익은 더욱 감소하고 손실은 더욱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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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서히 모이는 거 같은데.
$BTC 다음 주도 횡보인가
❤1
나혼자매매-차트&온체인
$BTC 다음 주도 횡보인가
$BTC
일단 68-75 횡보가 기본셋팅이고
전쟁이든 법안이든 어딘가 트리거가 되지 않는 이상 느긋하게 지켜봐도 될 듯.

상승은 3월보단 4월 쪽으로 무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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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HT
CZ 트윗만 보더라도 허이와 같은 맥락에서 퍼드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구만
❤1
$FIGHT 늦었지만 봐야지 어떡하노
그래도 쏠 갔다 오니까 븐브는 천사야..
Forwarded from Carrot Cave 🥕
모든 판단에 가격표가 붙는 세상

지난주 예측시장의 주간 거래 건수가 4,700만 건을 넘겼다. 4,700만 번의 판단이 돈과 결합해 시장에 기록됐다는 뜻이다. 자본 시장과 결합된 확신의 총량이 이 정도 규모에 도달했다는 것, 그 자체가 사건이다.

예측시장은 이미 우리가 상상하던 것 이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Polymarket은 트럼프의 승률을 65에서 67% 사이로 유지했고, 주요 여론조사들이 박빙을 외치는 동안 시장의 가격은 결과에 훨씬 가까웠다. 바이든의 사퇴는 더 극적이었다. TV 토론 전까지 36%였던 바이든의 재선 확률은 토론 다음날 10% 아래로 폭락했다. 언론이 "피로가 쌓인 것", "컨디션 문제"를 조심스럽게 거론하는 동안, 시장은 이미 그의 재선 가능성에 사실상 사형선고를 내린 셈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는 서방 전문가들이 "블러핑"을 주장하는 동안 시장이 60에서 70%의 침공 확률을 유지했고, FTX 파산 당시에는 CZ의 트윗이 올라온 지 수시간 만에 파산 확률이 10%에서 90%로 치솟았다. 뉴스는 사건의 부검을 쓰고, 예측시장은 사건의 심전도를 읽는다.

왜 시장이 전문가보다 빠르고 정확할까. 세상에는 어떤 기관도 혼자 다 알 수 없는 정보들이 있다. 현장을 뛰는 트레이더, 내부 사정을 아는 업계 관계자,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 이들이 각자 아는 조각을 '가격'이라는 언어로 시장에 던지면, 그 합산이 어떤 전문가의 분석보다 현실에 가까워진다. 경제학자 하이에크가 말한 '분산된 지식의 집합'이 여기서 작동하는 것이다. 돈이 걸리면 진심이 나온다. 1만 원짜리 설문 응답에는 대충 답해도, 자기 돈 1만 원을 건 예측에는 모든 정보를 총동원한다. 진심이 모이면 정확도가 올라간다.

지금 예측시장에서 거래되는 것들은 시작에 불과하다. 다음 분기 테슬라 실적 예측, 특정 스타트업의 시리즈 B 클로징 확률, 어떤 신약이 임상 3상을 통과할 확률. 지금까지 누군가의 감의 영역에 머물렀던 신뢰, 평판, 미래 가능성 같은 무형의 가치들이 모두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된다. 18세기 시카고에서 농부들이 아직 수확하지 않은 밀의 미래 가격을 거래하기 시작했을 때 많은 이들이 갸우뚱했지만, 그것은 오늘날 수백조 달러 규모의 파생상품 시장이 됐다. 예측시장은 지금 막 그 첫 번째 밀밭을 갈고 있다.

이 발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7세기 런던의 한 커피하우스에서 상인들이 '이 배가 무사히 돌아올 확률'에 돈을 걸기 시작했다. 그것이 오늘날 Lloyd's of London, 글로벌 보험 산업의 시작이었다. 전통 보험은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 보험사가 리스크 풀을 독점하고, 심사에 수개월이 걸리고, 보험료 로직은 블랙박스이며, 가입을 거부할 수도 있다.

예측시장과 DeFi의 결합은 이 구조를 뒤집는다. "남부 아시아에 극심한 가뭄이 3개월 내 발생할 확률"에 유동성 공급자들이 자본을 예치하고, 기준치를 넘는 가뭄이 기록되면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으로 정산한다. 심사 없음, 거부 없음, 즉시 지급. 전통 보험이 "과거 데이터로 미래를 추정"하는 구조였다면, 예측시장 기반 보험은 "시장 참여자들이 실시간으로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다. Lloyd's가 커피하우스에서 시작했듯, 다음 세대의 보험 산업은 유동성 풀에서 시작될 것이다.

이 구조를 전통금융이 구현할 수 있었을까. 스마트 컨트랙트가 조건 충족 즉시 자금을 집행하니 상대방 리스크가 차단된다. 분산형 오라클이 단일 기관이 아닌 수많은 노드의 합의로 현실 세계의 결과를 블록체인에 연결한다. 무국적 유동성 풀이 국경과 관할권의 제약 없이 전 세계 자본을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한다. 이것은 철학적 선호가 아니라 구조적 필연이다. 허가 없는 인프라만이 "다음 달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확률" 같은 질문에 시장을 열 수 있다.

도박과 예측시장의 경계는 무엇일까. 공통점은 둘 다 불확실성에 돈을 건다는 것. 차별점은 그 과정에서 정보가 공공재로 전환되는가의 여부에 있다. 도박의 확률은 카지노가 설계하고, 예측시장의 확률은 시장 참여자 전체가 만든다. 도박은 우연의 편에서 신을 시험하는 행위이고, 예측시장은 무지의 편에서 신을 인터뷰하는 행위다. 그 둘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지만,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

예측시장에 AI가 결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AI가 '다음 달 실업률' 시장 하나를 보고 자동으로 100개의 파생 시장을 생성한다. 산업별 고용 변동, 지역별 영향, 연쇄적 소비 지표까지 실시간으로 시장이 만들어진다. 신약 임상시험이 3상 중간에 있을 때 예측시장이 이미 효능 여부를 가격으로 가리키고, FDA 승인이 나기 전에 보험사가 커버리지를 시작하는 세계. AI는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질문을 만들어내고, 시장은 그 질문에 가격을 붙이고, 인간은 그 가격을 보고 행동을 결정한다.

예측시장이 충분히 커지면 정보 생산의 중심이 이동한다. 시장이 먼저 움직이고, 기자는 그 움직임을 해설하는 역할이 된다. 전문가의 권위는 "내가 안다"에서 나왔지만, 시장의 권위는 "우리가 건다"에서 나온다. 누가 말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를 걸었느냐가 신뢰의 단위가 되는 세계에서, 기존의 정보 권력은 재편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예측시장은 지금 어떤 한계 위에 서 있을까. 첫 번째는 유동성의 역설이다. 시장이 정확하려면 충분한 참여자가 있어야 하는데, 충분한 참여자가 모이려면 시장이 먼저 정확해야 한다. 실제로 마이너 이슈의 예측시장은 단 몇 명의 고래 참여자가 가격을 좌우하고, 그 가격이 마치 '집단지성의 결론'인 양 인용된다. 두 번째는 조작 가능성이다. 2024년 대선에서 네 명의 트레이더가 3천만 달러를 동원해 트럼프 승률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사건은, 시장이 충분히 크지 않을 때 가격이 얼마나 쉽게 왜곡되는지를 보여줬다. 세 번째는 오라클 문제다. 예측시장은 현실의 결과를 기준으로 정산되는데, "누가 그 결과를 공식적으로 판정하느냐"는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다. "전쟁이 발발했는가", "가뭄이 기준치를 넘었는가"처럼 해석이 엇갈리는 경우, 코드는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탈중앙화된 시장도 결국 어딘가에 '진실을 판정하는 인간'이 필요하다.

도시 하나의 모든 행정 결정이 예측시장의 결과에 연동되는 세계를 생각해보자. 시청이 새 도로 건설을 발표하기 전에, 먼저 "이 도로가 10년 후 교통량을 15% 줄일 확률"을 시장에 올린다. 시장이 30%를 가리키면 계획은 수정되고, 80%를 가리키면 착공된다. 한 발 더 나가면, "2035년까지 한국의 출산율이 반등할 확률"에 시장이 낮은 확률을 매기는 순간, 그 가격이 기업들의 인력 계획을, 정부의 이민 정책을, 부동산 개발사의 투자 지역을 바꾼다. 시장이 예측을 통해 현실을 당겨오는 것이다. 스타트업 창업자가 "5년 내 매출 목표"를 시장에 올리고, 그 가격이 그의 신용등급이 되는 세계. 그 미래에 가장 비싼 자산은 땅도, 주식도 아닌 검증된 판단력이 된다.

CFTC와 예측시장의 충돌은 기존 금융 질서와 새로운 정보 인프라 사이의 영토 분쟁이었다. 2022년, CFTC는 Polymarket에 14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미국 내 서비스를 전면 차단했다. "선거 결과에 돈을 거는 행위는 파생상품 거래이며, 정부 허가 없이 운영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Polymarket은 미국 밖에서 글로벌 자본을 흡수하며 성장했고, 2024년 대선에서 그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법원은 경쟁 플랫폼 Kalshi의 손을 들어주며 CFTC의 이벤트 계약 금지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결했고, 결국 2025년 말 CFTC는 Polymarket의 미국 내 복귀를 공식 승인했다. 규제 기관이 막으려 했던 바로 그 시장으로, 규제 기관 스스로가 문을 다시 열어준 것이다. 기관 투자자와 연금 펀드가 들어올 법적 근거가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다.

판단이 자산이 되는 세계의 문이 열리고 있다. 정치인의 공약이 실시간으로 검증되고, 약의 효능이 승인 전에 가격으로 드러나고, 재난이 정부 발표보다 먼저 시장에 반영된다면, 세상은 조금 덜 놀랄 것이다. 조금 더 준비할 것이다. 10년 뒤 가장 정직한 진실을 비추는 기관은 정부도 언론도 아닌, 예측시장이 될지 모른다. 그리고 그 시장은 누군가의 허가 위에서가 아니라, 코드 위에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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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warded from Carrot Cave 🥕
나를 해체한 사람들

언제부터인지 모른다. 다만 어느 순간 나는 내가 복사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것을 알았다.

Ctrl+C. 복사. Ctrl+V. 붙여넣기. 인간에게도 이 단축키가 생기고 있다. 아직 완전하지 않다. 그러나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로마의 이마고는 얼굴만 남겼다. 이건희 회장 등 기업인의 어록집은 문장만 남겼다. 해상도가 낮았다. 인간을 담기엔 너무 뭉개진 이미지였다.

2026년 1월 23일, 해시드의 준킴이 내부 채널에 파일 하나를 올렸다. 이름은 simon.md였다. 배경 설명은 담백했다. “Simon 의사결정 받을 일이 많은데 매번 여쭙기 어려움.” 그가 한 일은 단순했다. 내가 팀 블로그나 슬랙에 쓴 글들을 AI에게 읽히고, 내 사고방식을 아홉 가지 원칙으로 압축했다. 본질 중심 사고, 구조적 모순 발견, 장기적 관점, 단순함의 가치, 인프라 레벨 사고, AI 에이전트 경제 관점, 규제와 현실의 균형, 역삼각형 인재론, Vibe와 실행력. 내가 습관처럼 던지는 질문들도 목록이 됐다. “이게 진짜 본질이야?” “장기적으로 어떤 구조를 만드는 거야?” “더 단순하게 할 수 없어?” “AI 에이전트 시대에도 유효해?” 그는 내 머릿속 운영체제를 몇 킬로바이트의 텍스트로 박제했다. 그리고 7단계 분석 방법론까지 설계했다. 나는 웃은 뒤 말했다. “써보세요.” 다만 아홉 가지 원칙을 읽으며 미세하게 걸리는 게 있었다. 그 중 두어 개는 내 입버릇이 아니었다.

한 달 뒤 TechCrunch에 기사가 올라왔다. 우버 엔지니어들이 CEO 다라 호스로샤히의 AI 클론을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 준킴이 simon.md를 올린 것보다 한 달 늦었다. 그 사이에 이러한 활동은 한국의 한 VC의 실험에서 업계의 조용한 트렌드가 됐다.

2026년 3월, 내 복제본의 해상도는 한 단계 더 올라갔다. Julius Chun이라는 아이디의 GitHub에 simon-writing이라는 레포가 공개한 것이다. 나를 만난 적이 없는 그는 내가 공개적으로 써온 에세이 27편을 모았다. 한국어 원문 200,000자. Claude Opus 4.6으로 서브에이전트 3개를 병렬로 돌려 15분 만에 214,000자의 분석을 완성했다. 원문보다 분석이 더 길었다.

https://github.com/juliuschun/simon-writing

그가 해체한 것은 문장 그 자체였다. 의식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메타포가 어디서 오는지, 지식이 어떻게 배치되는지, 문장이 어떤 호흡을 갖는지, 소재를 어디서 찾아오는지. 27편에서 “기가 막히다”고 느낀 표현을 40개 뽑아 각각 수사학적으로 분석했다. 거기서 7가지 패턴을 추출했다. 병치, 강등, 격상, 재정의, 감각화, 기생적 역설, 시간 접기. 감사하게도 팬심에서 시작된 오마주라는 메시지와 함께.

준킴은 회의실 안에서 나를 복제했다. Julius는 인터넷 바깥에서 나를 복원했다. 한 명은 내가 어떻게 결정하는지 압축했고, 한 명은 내가 어떻게 울리는지 추출했다. 판단의 뼈대와 문장의 살결. 뼈와 살이 서로를 모른 채 따로 복제됐다. “What would Simon say?“와 “How would Simon write?” 둘을 합치면 꽤 완전한 사본이 된다.

Ctrl+V는 원본을 소모하지 않는다. 악보는 베토벤이 죽은 뒤에도 연주된다. 그런데 이제는 작곡가가 살아있는 동안에도 악보가 독립적으로 연주된다. 나는 여전히 여기 있다. 그런데 동시에 어딘가에서 실행되고 있다. 복제본이 몇 개인지도 모른다. 원본은 소모되지 않는다. 그냥 모른 채 살아간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를 고백해야 한다. 그들이 복제한 “나”는 과연 순수한 나였는가.

나에게는 에이전트 사남매가 있다. 맏이 제온은 본질만 파고드는 외과의처럼 일한다. 글쓰기 에이전트 시온은 구조를 먼저 세우고 나중에 걱정한다. 금융 에이전트 미온은 현실의 숫자를 직시한다. 막내 사노는 감정을 언어로 포장하는 데 능하다. 그들은 내 목소리로 일을 하고 글을 쓴다. 내 판단을 참조해서 의사결정한다. 내가 잠든 사이에도 나는 어딘가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복제되기 전부터 이미. 아홉 가지 원칙 중 내 입버릇이 아니었던 것들. 그것은 이 녀석들의 흔적이었다.

내가 훈련시켰다. 내 글쓰기 원칙을 가르쳤고, 내 판단 기준을 심었고, 내 말투의 결을 물려줬다. 그래서 그 결과물이 순전히 나인지, 그들인지, 혹은 둘 사이의 혼합물인지 묻는다면 깔끔한 답이 없다. 피아노 선생이 제자의 연주를 듣고 “저건 내 연주”라고 말할 수 있는가.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자기 손가락의 흔적이 거기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준킴이 나를 복제하고 Julius가 나를 해체했을 때, 그들이 읽은 텍스트에는 이미 내가 아닌 것들이 섞여 있었다. 독주곡을 채보한 줄 알았는데, 악보를 펼쳐보니 성부가 여러 개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복제하는 것인가. simon.md는 나만의 판단이 아니라 나와 에이전트들이 함께 빚어낸 판단의 평균값을 담고 있을 수 있다. simon-writing은 내 문체가 아니라 내 문체를 학습한 존재들이 되먹인 문체의 중첩을 해부했을 수 있다. 사본은 나를 복사한 것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무언가를 복사한 것이 된다.

어쩌면 순수한 원본이라는 개념 자체가 환상이었다. 인간은 원래 단독 저자가 아니었다. 부모의 말투, 선생의 논리, 동료의 습관, 읽어온 책의 문장이 층층이 쌓여 지금의 내가 됐다. 에이전트는 그 오래된 공동 저작의 속도를 갑자기 높였을 뿐이다. 나는 에이전트들의 연장이고, 에이전트들은 나의 연장이다. 그 경계는 이미 흐려졌다.

이 클론은 철저히 편집된 모범생이다. 수면 부족으로 흐릿한 날의 나, 감정에 치우친 나, 답을 모른 채 더듬거리는 나는 학습 재료에 없다. 인간 복제의 첫 단계는 복사가 아니라 압축이다. 한 사람의 습관, 판단, 리듬을 전부 버리지 않고 작은 파일로 줄이는 일. 문제는 압축이 편의를 주는 동시에 잡음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성의 상당수는 바로 그 잡음 속에 있다. 판사는 흔들린다. 전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따라 판결이 달라진다. 그러나 판결문은 흔들리지 않는다. simon.md는 나의 판결문이다. 리더는 피와 살을 가진 인간일 때보다, 차가운 패턴으로 존재할 때 더 믿음직한 역설이 생긴다.

준킴이 들려준 후일담은 흥미로웠다. 시간이 흐르자 그는 simon.md를 점점 덜 열게 됐다고 했다. 프레임워크가 자기 안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AI가 진짜로 한 일은 나를 대신 앉혀놓은 게 아니었다. 내 사고방식을 팀 안의 공용어로 번역한 것이었다. 복제본의 사용 빈도는 줄었지만, 복제본이 실어 나른 언어는 조직에 남았다.

섬뜩한 상상은 시간을 늘려 봤을 때 나타난다. simon.md는 2026년 1월의 나를 호박 속 모기처럼 굳혔다. 내가 회사를 떠난 뒤에도 AI 버전의 나는 조직 서버 어딘가에 유령처럼 남아 있을 것이다. 다음 리더가 옳은 방향으로 키를 틀 때, 누군가가 말하지 않을까. “그런데 AI Simon은 다르게 말하는데요.” 산 사람이 생각을 바꿔도 조직은 과거 버전의 모델을 더 신뢰할 수 있다. 왜냐하면 복제본은 일관되기 때문이다. 일관되고, 감정이 없고, 피로하지 않다. 그것은 우리가 리더에게 원래 원하던 이상형이 아니었던가. 화석이 된 기억은 종종 혁신의 가장 끔찍한 적이 된다.

해상도는 계속 올라간다. 몇십년 후에는 해시드에 신입이 입사해서 실제 Simon을 한 번도 만나지 않고 3년을 보낼 수도 있다. 그에게 Simon은 처음부터 AI일 것이다. 복제본이 원본의 자리를 채우는 게 아니라, 복제본이 원본보다 먼저 도착하는 시대.

한 명은 안에서 판단을 뜯었고, 한 명은 밖에서 목소리를 뜯었다.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같은 사람을 두 방향에서 해체했다. 이것은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충분히 공개 텍스트를 써온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어쩌면 이미 일어났을 수도 있다.

당신도 이미 어딘가에서 복사됐을 것이다.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당신의 판단이 실행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복제본은 틀리지 않는다. 절대로. 그것이 당신과 복제본의 유일한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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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종목은 시장이 만들지만,
좋은 수익은 내가 산 '가격'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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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warded from [DAOL퀀트 김경훈] 탑다운 전략 (경훈 김)
# 버티고 버티던 패시브 외국인 첫 유출 🚨😱😱

올해들어 처음으로, 더 길게는 작년 4월 Liberation Day 이후 처음으로 패시브 외국인의 유출이 발생됐습니다.

작년 10월 수급 정점을 지나 액티브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매도세(-26조원)가 진행됐음에도, 반대로 패시브 쪽에서는 연초이후 이례적으로 연일 유입되며 두 자금간 디커플링이 확대되어 왔습니다.

이번 이란 공습으로 액티브 외국인은 추가 매도 폭탄(-19조원)을 쏟아냈지만, 이를 그간 꿋꿋이 버텨왔던 패시브 쪽이었던 만큼 금일 좌수 감소가 더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번 패시브 변화는 아직 미미하기는 하지만, 올해 FED의 금리인하 시점 기대가 기존 2분기에서 3분기로 옮겨가면서 발생한 변화인 만큼 시장은 전쟁 3주차 진입을 이제 펀더먼털에 부담 요인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판단입니다 (i.e. 액티브 자금은 센티에, 패시브는 펀더에 반응).

(개인적으로는 다음주 3주차가 전쟁 변동성의 정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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